산과 언덕(구릉)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산(山)은 우리말로는 뫼 또는 메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mountain이라고 하지요. 산(山)은 주위보다 높이 솟아 있는 지형을 말합니다. 보통 언덕보다 높고 험준한 곳을 산이라고 부르지만 그 기준은 사실 명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건설교통부 기준에 따르면 지표로부터 높이가 100m를 넘어야 산으로 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을 적용하면 남한에만 총 4,440개의 산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국 산 높이 정비사업에 따르면 산의 개수를 11,859개로 집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표고 200m 이하의 산이 4,714개나 됩니다.
산의 기준은 나라마다 달라서 영국의《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2000피트(약 610m)보다 높아야 산으로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표고 1,000피트(305m)가 넘으면 산으로 보기도 합니다. 1995년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 ‘언덕에 올라갔다가 산에서 내려온 영국인’(An Englishman Who Went Up a Hill But Came Down a Mountain)에서는 지도 제작자들이 1000피트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흙을 져다가 고도를 높이는 일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서울의 남산은 262m밖에 안 되니까 마운틴이 아니라 힐(hill) 즉 언덕이 됩니다.
일본의 경우는 높이에 따른 산의 기준을 아예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 지형도에 나와 있는 가장 낮은 산은 오사카시(大阪市) 미나토구(港區) 해안가에 위치한 덴포잔(天保山)으로 표고가 4.5m밖에 안됩니다. 일본 기준을 적용한다면 전라북도 군산시의 소뫼산(18.9m)도 엄연한 산 대접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에 비해 언덕(구릉)은 영어로는 hill이라고 부릅니다. 언덕은 땅이 조금 높고 비탈진 곳 또는 나지막한 산을 말합니다. 언덕은 보통 산지보다 규모가 작지만 대지보다는 더 많이 비탈진 계곡이 생겨난 지형을 뜻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거리 16 km 내의 해발 고도 200~600미터의 완만한 기복을 이루고 있는 지형으로 평지와 산지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곳을 말합니다.
결국 산과 언덕의 구별이 그리 엄격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 높지 않은 산도 평지에 솟아 있으면 mountain이라 부르고 높은 산도 산악 지대에 있는 경우에는 hill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분지(盆地 )란 해발 고도가 더 높은 지형으로 둘러싸인 평지를 말합니다. 보통의 들판보다 더 높은 곳으로 기온의 차이가 심한 내륙성 기후를 나타냅니다. 분지지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있기 때문에 바람을 막아주고, 비구름도 못들어와 강수량이 적습니다. 그래서 보통 분지에서는 과일을 많이 재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분지, 상주분지 등이 유명한데 모두 사과 산지로도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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