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부정, 항변에 대하여

부인[否認]은 어떤 내용이나 사실을 옳거나 그러하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부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 직접부인(단순부인) - 상대방의 사실주장이 진실이 아니라고 직접 부정

㉡ 간접부인(이유부부인 또는 적극부인) - 상대방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대방의 진술과 양립되지 않는 사실을 주장해 간접적으로 상대방의 주장사실을 부정

 

부인은 법률용어로도 쓰입니다. 이때는 항변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부인은 원고(고소, 고발한 사람)가 재판을 청구한 사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함으로 재판 청구 자체가 기각 또는 각하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반면 항변은 청구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사실로부터 생기는 법률효과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역시 재판이 기각 또는 각하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즉 “사실은 있다. 하지만…….”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부인'은 상대방이 입증책임을 지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인 반면, '항변'은 자신 스스로 입증책임을 지는, 상대방의 주장사실과 양립하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상대방 주장을 부정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상황을 통해 직접부인, 간접부인, 항변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상황 : 철수가 영희로부터 일천만원 빌렸는데 갚지 않았다고 영희가 철수에게 소송을 한 경우

 

직접부인 : 철수는 영희로부터 일천만원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간접부인 : 철수는 영희로부터 일천만원을 빌린 것이 아니라 영희가 그냥 주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항변 : 철수는 영희로부터 일천만원을 빌렸지만 다시 갚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부인과 비슷하게 쓰이는 부정이라는 말도 알아보겠습니다.

 

부정[否定]은 그렇지 아니하다고 단정하거나 옳지 아니하다고 반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부인과 부정은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