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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 꿈은 재벌 2세입니다. 제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온 독서논술 2014. 11. 27. 05:54

우스개이야기입니다.

 

[어느 학생의 고민]

 

학생: 제가 꿈이 있는데요.

선생님: 그래 네 꿈이 뭐냐?

학생: 제 꿈은 재벌 2세이거든요.

선생님: 그런데?

 

학생: 아빠가 노력을 안 해요. ㅜㅜㅜ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가 알려준 유머입니다. 친구는 이 유머가 단지 우스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자녀들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며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개그맨들의 역할 중 하나는 그 시대와 사회를 풍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사회별로, 시대별로 유머코드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유머가 요즘 나돈다는 것은 나름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2014년 5월 2일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0)이 어린이 주식부자 1위에 올랐으며 지분가치가 155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 126명이 억대 주식 부자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10억 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는 총 38명이랍니다.

88만원 세대로 표현되는 요즘 알바 세대(정규직을 못 구해 비정규직 또는 아르바이트로 연명해야 하는 세대), 3포 세대(취업, 연애, 출산을 포기한 젊은이)로서는 평생을 모아도 손에 쥐기 힘든 10억을 태어날 때부터 갖고 나오는 재벌가 주식부자 어린이들은 정말 꿈같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10억 원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겠냐?’는 질문에 초등생 16%, 중학생 33%, 고교생 4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겠지요. (* 2013년 10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결과)

이런 사회 현상을 기성세대로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자수성가 하려는 패기 없이 그저 나약하게 빈대 붙으려는 요즘 젊은이들을 개탄스럽게 생각해야할까요? 그런데 그 젊은이들을 나무라기에 앞서 과연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비록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한국경제가 고도 성장기에 있었기에 자신이 노력하면 계층 상승의 기회를 그나마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골 가난한 농부 출신 가정에서도 공부 하나 잘하면 얼마든지 CEO,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 등 성공스토리를 써낼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이 가능한 시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이미 고도성장의 정점을 찍고 완만한 성장 아니 정체 또는 하락의 길을 걷고 있기에 일자리를 둘러싸고 세대 간 대결이 펼쳐지는 판국입니다.

게다가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인해 고등학교 교육도 서열화 되었고, 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투자 없이는 좋은 대학을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현실에서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부서진지 오래입니다. 그러다보니 부의 세습이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 버렸고 그렇다보니 재벌 2세로 태어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재벌 2세로 만들어주기 위해 이 땅의 아버지들이 열심히 뛰어야 할까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열심히 뛴들 과연 재벌이 될 수 있는 아버지들이 몇이나 될까요? 현재 우리 세대 역시 당장 명퇴의 공포 앞에 언제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르는 두려움에 휩싸여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기껏해야 로또의 대박(840만분의 1)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형편에 재벌이 된다는 것은 아마 로또 대박의 확률만큼이나 희박할 것입니다. 그러면 고스란히 그 한을 자식에게 대물림해야 할까요?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공동체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차피 840만 명 중에 한 명만 행복한 로또를 통해서 해결을 꿈꿀 것이 아니라 삼포 세대가 포기 대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서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계급이 고착화되어 있는 신계급사회를 타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계급사회는 결국 혁명에 의해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과격한 방식 보다는 계급 간의 활발한 자리바꿈이 가능하게 함으로 혁명의 에너지를 분산시켜야 합니다. 즉 개개인이 노력하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 젊은이들이 자기계발에 힘쓸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희망이 없다면 결국 자포자기해서 슬럼화 현상이 발생하거나, 사회에 불만을 품고 일탈하거나, 아니면 혁명을 통해 사회를 전복시킬 생각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신계급사회를 타파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고리는 공교육의 강화입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회를 주어 개인의 성취에 따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는 사교육의 막대한 물량공세로 기회 자체가 불평등한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돈에 의해 성적이 만들어지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스포츠에서도 강대국들이 월등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바로 막대한 물량을 퍼부어 선수들을 육성한 결과입니다. 그런 똑같은 현상들이 교육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는 부의 세습을 막을 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방안은 상속세의 대폭적인 인상을 통해서 사회제도적으로 부의세습을 막아야 합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정당하게 얻은 부가 아닌 단지 혈통으로 얻은 부의세습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유산을 기부하는 문화의 확대라는 부드러운 방식과 병행하여 과격하지만 상속세의 대폭적인 인상은 부의 재분배를 통해 계층 갈등을 완화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사회복지 시스템의 강화입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은 복지사회의 초입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책임지라는 신자유주의 풍토에 맞서 국가와 사회가 개개인의 삶을 함께 돌보는 복지국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줄 때 굳이 재벌2세를 꿈꾸지 않아도 되는 살만한 세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넷째는 황금만능주의의 배격입니다. 조선후기 실학사상은 우리에게 더 이상 가난하게 살 필요가 없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를 지배해온 실용주의는 우리에게 큰 부와 풍요를 가져다 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더불어서 돈이면 다된다는 배금주의의 폐해도 함께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감옥에 가더라도 돈 버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물질적 욕망은 한도 끝도 없어서 이제 질주하는 무한자본주의 욕망의 기차에서 내려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도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던, 무시했던 느림의 미학 ‧ 작은 것의 아름다움 ‧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금보다 질적으로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의 대전환이 있을 때야 비로소 ‘육무세대(일자리·소득·집·연애와 결혼·아이·미래희망을 꿈꿀 수 없는 젊은 세대)’가 사라지고 활력이 넘치는 21세기 대한민국이 가능할 것입니다. 

출처 : 자유토론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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