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 인생의 10대 뉴스
연말 각 언론사에서는 올해의 10대 뉴스를 정하느라 분주합니다. 2014년을 돌아보며 내 인생의 10대 뉴스는 무엇이 있을까 되짚어 보았습니다. 10대 뉴스라고 손꼽을만한 일들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또 어제 같은 일상을 살았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인생을 산 것이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또 다행히 굴곡 없이 무사태평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년 365일 어찌 인생사가 무한반복일 수 있겠습니까? 어제 같은 오늘이지만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겠지요. 그래서 일기장도 들춰보고 하면서 나름 2014년 10대 뉴스를 정해 보았습니다.
1. 제2의 신혼
큰 아이는 상해로 떠나고, 둘째는 토론토로 떠났습니다. 그래서 1998년 우리에게 아이가 태어난 후 셋, 넷이었던 가족이 이제 처와 저 단 둘의 단출한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쓸쓸하고, 서운해서 어찌 사느냐 걱정 하지만 정작 저희는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저야 아이들이 있건 없건 별 변화를 못 느끼네요. 집안 왕따였기에 ㅜㅜ. 아이들에게 모든 정성을 쏟아 부었던 아내의 빈 둥지 증후군을 걱정했었는데 아직은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큰가 봅니다. 아내에게 모처럼 인생의 쉼표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이선배독서교실 20년
1994년 시작한 독서교실이 올해로 만 20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래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만난 수많은 아이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들도 많겠네요) 세계시민으로 하루 하루를 잘 살아가길 바랍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아이들, 앞으로 만날 아이들과도 계속 좋은 인연이 되도록 애쓸 것을 새삼 다짐해봅니다.
3. 큰 딸과 크로아티아, 계림 여행
‘꽃보다 누나’ 열풍으로 뜨거웠던 크로아티아와 ‘산수갑천하’라는 계림에 다녀왔습니다. 큰 딸이 흔쾌히 함께 해준 여행이어서 더 의미가 컸습니다.
4. 친구의 죽음
봄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던 초등 동창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 떠나는 길을 지켜보며 죽음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친구의 명복을 빌며 오늘 하루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낍니다.
5. 카카오스토리/ 엘로우 아이디 시작
독서교실 학부모님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그리고 홍보를 목적으로 카카오스토리와 엘로우 아이디를 시작했습니다. 역시 첫술에 배부르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할 텐데 워낙 끈기가 없어서 걱정이 앞섭니다.
6. 아름다운 동행 산악회 활동 개시
우연히 초등 동창 덕분에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산악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만날 동네 앞산만 오르다가 용봉산, 월악산, 내장산, 식장산 등을 찾았습니다. 2015년에는 더 많은 산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7. 조카의 탄생
막내 처제가 올해 예쁜 딸을 낳았습니다. 막내 동서 오랜 기도의 응답이라 더욱 기뻤습니다. 새 생명 건강하게 잘 크기 바랍니다.
8. 독서모임 시작
중학 동창 몇몇과 한 달에 한 번 만나 두 시간 정도 책수다를 떨고 점심을 함께 나누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큰 기대를 않고 만났는데 책과 인생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과거 목적이 분명하고, 강했던 독서모임과 달리 느슨함이 주는 여유로움이 있어 좋은 모임입니다. 그만큼 저 스스로 나이 들었다는 증거이겠지요.
9. 차 세계에 입문
그동안 차 선물을 받아 놓고도 묵혀 두었습니다. 그런데 계림 여행에서 차를 아주 쉽게 우려낼 수 있는 기구를 구입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매일 아침 차를 마십니다. 그 바람에 유통기한이 지나도록 묵혀 두었던 차 여러 통이 금세 바닥을 드러내었네요. 아침 클래식 음악 선율이 고요히 흐르는 가운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시작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10. 다음 아고라
지난 수능시험일 우연히 쓴 글이 다음 아고라 메인을 장식하는 바람에 조회 수가 2만회를 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아 어리둥절했습니다. 제가 글을 쫌 쓰다보나 하는 착각에 빠졌으나 곧 그 다음 글부터는 조회 수가 두 자리에 머물러 착각에서 깰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2014년 한 해도 나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홀로 또는 가족, 동료들과 더불어 10대 뉴스를 꼽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망년회, 송년회가 술로서 흥청망청 단지 떠나보내는 자리가 아니라 2014년 추억을 반추하고, 새로운 새해를 결심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도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가운데 다가오는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10대 뉴스가 궁금합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교실 학부모님의 감사 편지 감동입니다. (0) | 2020.04.27 |
---|---|
가끔은 뒤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설악산 오색약수~대청봉~공룡능선~비선대를 돌며) (0) | 2015.10.12 |
[스크랩] 부자들의 자유로운 소비를 존중하라! (0) | 2014.12.10 |
[스크랩] 현관문에 매달려 있는 과자 한 봉지 어떤 사연일까요? (0) | 2014.12.05 |
빌 게이츠의 틀린 예측에서 발견하는 지혜 (0) | 2014.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