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부자들의 자유로운 소비를 존중하라!

온 독서논술 2014. 12. 10. 00:25

해가 중천에 뜬 한낮 우리 동네 앞산의 풍경입니다.



뭐가 보이시나요?

해는 분명 온 세상을 골고루 비출텐데 왜 한쪽은 눈이 다 녹았는데, 또 다른 쪽은 흰눈이 그대로일까요?

초등학생들도 아는 상식이겠지요. 양지는 햇볕이 잘 들어서 눈이 쉽게 녹은 것이고, 반대편은 그늘져서 녹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그런데 이 눈을 보고 있자니 우리 인생살이도 양지에 있느냐? 음지에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양지에서 살고 있나요? 아니면 음지에서 발버둥치고 있나요?

예전 신분사회에서는 양지와 음지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세가 뒤바뀌는 경우란 정말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최소한 우리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성실함에 따라 신분역전이 가능한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 부모님들이 아니면 우리 자신 스스로 그것을 증명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개인의 무능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은 옳은 것일까요? 

분명 진실인 측면이 있습니다. 자신이 남보다 뼈빠지게 일했고, 그 결과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 입장에서는 빈둥거리며 허송세월하거나, 한탕을 노리다가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국가가 돌봐주는 것이 마뜩치않습니다. 이른바 거지근성만 키울거라 강력히 비난하기도 합니다. 특히 그 돌보는 비용이 바로 자신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에는 분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100% 진실일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모두가 다 승자가 될 수 있는 게임이 애당초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의자뺏기 게임에서 누군가 의자를 차지하면 누군가는 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자의 갯수를 늘리지 않는한 모두가 다 앉을수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 못 앉은 사람들에게 능력의 부족, 성실성의 부족을 나무라야 할까요?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껏 최선을 다했지만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일 수록 의자에 앉지 않고는 살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합니다. 허약하니까 의자 뺏기 경쟁에서 밀린 것이고, 허약해서 의자 없이는 더더욱 생활할 수 없는 질곡에 빠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뒤섞여있다는 것입니다. 빈둥거리며 흥청망청 하다가 의자를 못차지한 사람과 최선을 다했으나 정말 능력 부족으로 의자를 빼앗긴 약자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사회가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고, 또한 그들을 돕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도 진실처럼 들린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 둘을 분별해내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최선을 기울여야 할까요? 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안은 타협적입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것들은 모두가 누릴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심지어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최저선은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 최저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우리 상황에서 부담 가능해야 할 것이며, 또한 그것이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할 것입니다. 

그 이후 더 누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움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들이 부자들에게 질시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자제해야 합니다. 한때는 부자들의 도를 넘는 사치에 대해서 언론이 선정적으로 방송하고, 그에 일반 국민들이 격분하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돈지갑을 닫은 부자들에 대해 원망하기도 합니다. 부자들이 돈을 안쓰니 내수가 살지 않아서 결국 가난한 서민경제도 어려움에 빠진다는 주장입니다. 

돈 있는 부자들이 능력이 있어서 쓰고, 즐기고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자들도 그렇게 누리면서 동시에 번만큼 세금을 내고, 자신들의 부를 가능하게 한 사회에 공헌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되어야 겠다는 선망의식도 갖는 것이고, 돈이 돌아서 경기가 선순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계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무작정 부자들을 부러워해서 능력도 안되면서 소비만 부자들 흉내를 내다가 파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즉 우리는 절약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소득수준에 알맞은 적정소비를 교육해야 합니다. 

부자들을 부러워하되 자신을 비참하게 여기지는 않아야 합니다. 부자 역시 자신들의 능력을 바탕으로 마음대로 누리되,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깔보지는 말아야 합니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인가요? 

그래도 방향을 그렇게 잡고 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현상황에서의 최선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가 떴다고 온 세상 눈이 함께 녹지는 않습니다. 기온이 올라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봄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기에 자연에 맡겨두지만은 않습니다. 일부러 나서서 온기를 불어 넣어주면 음지에 있는 눈도 녹일 수 있습니다. 음지를 만드는 장벽을 제거해나가는 작업을 함께 전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추운 겨울 눈쌓인 음지는 어디입니까? 그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국가가, 사회가, 개인이 나서서 전해줄 수 있는 이 겨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출처 : 자유토론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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