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온 독서논술 2014. 11. 3. 10:37

청소년에게 투표권을!

 

11월 3일 오늘은 ‘학생의 날’입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학생’들은 잘 모르는 날이기도 합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항일학생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역량과 애국심을 함양시키기 위한 기념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른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각각 어린이, 어버이, 스승을 위한 날인데 비해 ‘학생의 날’은 학생을 위한 날이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애국을 가르치기 위한 날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학생의 날이 그리 매력적이지 못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자율적인 역량을 함양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요즘 학생들은 입시라는 족쇄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과연 누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만약 학생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입시의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입니다. 지금의 입시제도는 대학, 학부모, 교사 등의 이해가 반영되어 있을 뿐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학교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학생입니다. 그들이 자신들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이미 독일의 경우 지방선거에는 만16세부터 선거권이 있고, 연방선거의 경우도 18세부터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25세인 피선거권도 18세부터 있어서 만19세 학생이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문제에 있어서 여러 이유를 들어 어른들은 반대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는 전 오히려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주 당연한 여성의 참정권 인정도 1893년 뉴질랜드가 최초로 인정했을 만큼 그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당시에도 여성 참정권을 인정하는 문제로 논쟁은 뜨거웠습니다. 여성의 참정권뿐만 아니라 보통선거가 이뤄지기까지 사실 수많은 투쟁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이 선거권의 확대 역시 수많은 이들의 땀과 피와 노력의 결과 쟁취한 것이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적극적인 권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부족합니다. 일부 청소년들이 정치적인 의사를 활발히 표현하고 있으나 공론화 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최근 경기도에서 9시 등교가 결정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전 9시 등교 그 자체보다 주목해야할 점은 그 정책이 학생들의 적극적 요구를 이재정교육감이 수용해서 이뤄졌다는 사실입니다. 학생들을 단지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정책 결정의 한 주체로 인정하는 태도는 참으로 중요한 변화입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아니 최소한 고등학생들이 투표권을 갖는다면 국회의원들은 고등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최우선 반영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의 요구가 아닌 투표권을 가진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만을 고려할 뿐입니다. 결국 군부독재는 총칼에서 권력이 나오지만 민주주의는 투표권에서 힘이 나오기 때문에 입시 문제, 청소년 문제를 푸는 제도적 해결책은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획득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11월 3일 학생의 날에 학생들이 단지 교육의 대상이 아닌 교육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구박당한 며느리가 오히려 더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며느리를 존중해주는 성숙한 시어머니가 되어야 고부갈등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청소년기를 겪었던 어른들이 나도 겪었으니까 너희들도 당해야한다는 속 좁은 생각이 아니라 그 당시 자신이 겪은 부조리를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겪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청소년 투표권 운동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