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0일 (목) 오전 6시 8분
다시 떠납니다. 돌아오기 위해 이 땅을 잠시 떠납니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살았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이 곳에서의 생각을 비우고 새로운 생각을 담기 위해 걸음을 내딛습니다.
1991년 여름 대학생 시절 중국 여행을 시작으로 캐나다, 동남아 5개국, 캄보디아, 인도, 러시아, 터키, 그리스, 이집트, 호주, 뉴질랜드, 일본 그리고 이제 북유럽 4개국을 향해 나아갑니다. 당초 스페인, 포루투갈, 모로코로 향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의 뜻은 거기에 있지 않았습니다. 출발확정이 되었던 상품이 여행을 얼마 앞두고 취소 되었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레드캡을 통해 북유럽 4개국 여행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늘 마지못해 따라 나서던 유정이가 먼저 가슴 설레하기는 처음 아닌가 싶습니다. 늘 북유럽을 로망했던 유정이의 바람이 이뤄지는 듯 해서 기쁩니다. 동시에 북유럽 여행이 마침표라고 강조했던 그이기에 조금 더 뒤로 미뤄두고 싶었는데 이것이 운명이니 어쩌겠습니까?
사실 북유럽은 나중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까닭은 또 있습니다. 작년 여름 우리는 뉴질랜드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풍경과 북유럽 풍경이 겹칠 것을 우려한 탓에 되도록 늦게 가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또 요즘 워낙 환율이 안 좋기 때문에 환율이 좀 나아지면 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꿩을 잡았지만 마음이 밝지만은 않은 것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사실 역사가 있는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 여행 역시 풍경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은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사람마다 여행을 떠나는 까닭은 제각각일 것입니다. 나의 경우는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보고, 그들의 고민 지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큰 목적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 중 하나는 역사를 갖고 살아가는 나라들의 현재 모습은 썩 유쾌하지 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영화를 먹고 살아가는 오늘이라고 해야 하나요?
자 어찌되었든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즐기는 것이며,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함께 하게 될 여행객들과 잘 맞춰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북유럽인들이 경쟁의 마인드가 아닌 나눔의 마인드 속에서도 잘 사는 비결의 한자락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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