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2007여름실크로드

8월 1일 (수) 06 : 49 북경 시간 우루무치 라마다 호텔 1802호

온 독서논술 2009. 9. 27. 21:05

8월 1일 (수) 06 : 49 북경 시간 우루무치 라마다 호텔 1802호

 

새벽 2시경 호텔에 들어왔다. 시간을 적기가 애매하다. 보통은 우리와 시차가 한 시간 나는 북경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소수민족들 사이에서는 우리와 세 시간 나는 시간을 사용한다고 하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어느새 날이 훤하다. 밤 11시 정도 되어야 겨우 어둠이 찾아든다고 하는데 벌써 다시 부지런한 해님이 찾아든 것이다. 멀리 보이는 산자락은 푸른 기운은 군데군데 보이고 검튀튀한 황토빛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연간 강수량 180밀리 정도의 건조한 땅. 우루무치. 이곳은 중심가인지 고층 빌딩이 즐비하다. 16년 전 찾았든 공사 열기 가득했던 중국에 비하면 이제 많이 자리를 잡아가는 셈인가?

비교 기준이 다르기에 뭐라 단정 지을 수 없다.

 

 

혼자라는 것은 넓은 침대에서 혼자 자도 된다는 것에서, 야식을 먹자! 말자! 아웅거리는 다툼이 없다는 것에서. 더운 물이 잘 나오나 안 나오나 살피는 궁시렁거림이 없다는 것에서..

때로는 허전함으로 때로는 평안함으로 찾아온다.

짐을 풀어 놓으며, 다시 정리하며 짐 싼 이의 손길을 느낀다. 알게 모르게 닮아갈 수밖에 없는 모습을 찾는다.

둘이 아닌 혼자라는 사실에서 언제나 자유로워질까? 혼자라는 사실에 익숙해질 수도 있을까? 자꾸 어색하기만 하다. 말 붙이기도 마땅하지 않고.. 이런 것을 보면 은근히 소심하고, 낯가림이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사성급, 세계 체인 라마다 호텔. 인터넷은 되지 않고, 배터리 충전은 어째 영 불안하다. 이제 아침을 준단다. 간식을 챙기던 그 은밀한 손길이 떠오른다. 아직도 둘에 사로잡혀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