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스개 이야기 (창작)

온 독서논술 2009. 10. 28. 10:51

** 문득 떠오른 우스개 이야기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한 찌질이가 살았다. 친구 재수가 아주 멋진 여자친구를 새로 사귄 것을 보고 비결을 물었다. 드디어 비결을 알아낸 찌질이는 거리로 나가 여자를 물색했다. 드디어 앞에 쭈쭈빵빵 멋진 아가씨가 보였다. 얼른 찌질이는 달려가 공손히 말했다.

“저, 죄송한데 핸드폰 좀 빌려쓸 수 있을까요?”

아가씨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거절하기가 뭐해서 핸드폰을 빌려주었다. 찌질이는 얼른 핸드폰을 받아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 때 바로 찌질이의 주머니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앗! 찌질이가 주머니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아가씨는 아주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찌질이는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핸드폰을 새로 샀는데 아무도 전화를 해주지 않아서요. 혹시 고장난 것은 아닌가 싶어서 한번 시험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고장이 아니네요. 아! 어째 세상은 제게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걸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게 힘없게 말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급당황한 아가씨는

“어머 죄송해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

“아닙니다. 제가 더 죄송하지요. 저 그래서 실례인지 알지만 부탁인데 제게 전화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아님 제가 전화 드리면 안될까요?”

“어머! 그러세요. 그럼 제가 전화 드릴께요.”

아! 드디어 통했다. 바로 친구 재수가 알려준 비법이 통한 것이다. 찌질이는 쾌재를 불렀다. 자신도 이제 멋진 여자 친구가 생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왔다.

그 다음날 정말 전화벨이 울렸다. 기다리던 바로 그 전화였다.

“여보세요! 정말 전화 주셨네요?”

“그럼요. 오늘도 전화벨은 한번도 울리지 않았나요? 지금도 누군가와 통화 하고 싶으신 거지요?”

“아, 예. 맞습니다. 처음으로 전화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얘기하고 싶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니 잠시 기다리라니 이건 무슨 소리인가? 전화기 저 편으로 그 아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머니, 말 상대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여기 젊은 분도 대화 상대가 그리우시데요. 두 분이 사정이 딱 맞네요. 자 얼른 통화하세요.”

아니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란 말인가? 잠시 생가할 틈도 없이 바로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할머니의 목소리.

“아이구! 젊은 총각하고 통화를 다 하게 되다니 참 이런 일도 다 있구만. 나 6학년 7반이고, 혼자 된지 이제 20년 되었네. 아이구, 자식 손자도 없이 혼자 살려니까 입에 곰팡이 피게 생겼구만 그려.”

할머니의 얘기는 끊을 틈도 없이 그렇게 30여분이 넘게 계속되었고 찌질이는 꼼짝없이 그 얘기를 듣고 있어야 했다.

아! 그러면 그렇지. 찌질이 앞길에 왠 멋쟁이 아가씨란 말인가? 그 아가씨는 노인복지사였던 것이다.

그 후로도 찌질이는 멋진 아가씨 대신 하루는 69세 할아버지, 또 하루는 청상과부가 된 72세 할머니 하는 식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벗이 되어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