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산보 어떻게 다른가요?
2009년 10월 3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과 청계천 산책을 했다고 합니다. 김은혜 대변인은 어제 처음으로 선임행정관까지 참여하는 확대비서관회의를 한 데 이어 오늘 어제 회의 참석자들과 함께 청계천 산책을 한 것은 국정운영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보폭을 맞추자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산책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을 말합니다. 보통 '산보'와 같은 뜻입니다.
다른 사전을 찾아보면
산보는 ①바람을 쐬기 위(爲)하여 이리저리 거닒 ②소풍 이라고 나와 있고,
산책은 ①가벼운 기분(氣分)으로 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거닒. 산보(散步) ②지팡이를 짚고 산보(散步)하여 다님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산책과 산보는 특별히 큰 차이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산보「 散步 ( さんぽ ) 」가 산책의 일본식 표현이라는 주장이 있어 산보보다는 산책으로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산보「さんぽ」는 약학 용어였다고 합니다.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강장제의 효과가 있는 오석산은 복용하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서 신체가 따뜻해지는데 이것을「さんぱつ」(散步)라고 했습니다.「さんぱつ」가 없으면 약의 해로운 성분이 몸에 축척되어 해가 되므로, 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걸어다니는 것을「さんぽ」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말에서 산보가 유래했다는 것이지요.
산보처럼 일본말에서 온 말들이 많습니다. 모찌(찹쌀떡), 앙꼬(팥소), 소보로빵(곰보빵), 오방떡(왕풀빵) 등이 있습니다.
다시 산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비슷한 말 중에 소요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잘 안 씁니다.
소요[逍遙]는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을 뜻합니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걸으면서 강의를 했다고 해서 그의 학파를 소요( 逍遙 )학파라고 부릅니다.
산책, 산보, 소요 대신에 쉬운 우리말 표현으로 '거닐기'나 '거닒' 또는 ‘걷기’라고 쓰는 것이 좋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 제주도 ‘올레’에 이어 지리산 ‘둘레’ 등 걷기 좋은 길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꼭 그곳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걸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합니다. 한가롭게 거닐며 자연을 둘러보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면 인생의 쉼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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