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계시민으로 가는 한걸음 '비정상회담'

온 독서논술 2014. 10. 8. 10:08

개그콘서트, 무한도전, 1박2일 그러고 보니 제가 즐겨보는 예능이 꽤 많습니다. TV도 없는데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꼬박꼬박 챙겨보니 말입니다. 대부분은 ‘삼식이’인지라 집에서 ‘혼밥’ 할 때 보지요. 그런데 그 목록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비정상회담’입니다.

원래 방영 시간은 월요일 밤 11시로 JTBC에서 합니다. 종편이라 외면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손석희 사장의 뉴스 진행 덕분에, 그리고 김희애가 열연한 밀회 등으로 시청률이 많이 상승한 그곳 JTBC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비정상회담’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그냥 재미를 위해서입니다. 한바탕 신나게 웃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거리를 두고 생각해보면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가 왜 저 연예인들 웃고 떠들고 노는 것을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지 스스로 의아할 때가 있지요.

그에 비하면 ‘비정상회담’은 단순히 웃고 떠드는 것 외에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라는 또 한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벨기에, 터키, 중국, 일본, 가나 등 11개국에서 온 청장년들이 서로 각국의 시각에서 공통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동거, 성교육, 돈, 스펙 쌓기, 성형, 꿈, 건강, 음주, 결혼, 대인관계, 도시생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의 특별한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양념으로 갖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선 외국인인데 우리말, 우리 문화에 대해 아주 잘 안다는 신기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주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 좋습니다. 세계화 시대, 세계시민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여러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중요한 요건 중 하나입니다. 비록 중구난방 산만한 면도 있지만 나름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 속에서 토론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 역시 바로 우리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이기에 공감의 폭이 넓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그 주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고, 세계 여러 문화에 대해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면 예능 프로그램 시청 후의 헛헛함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은 아직도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11개국 구성에 있어서 너무 선진국 위주로, 잘 나가는 사람들 위주로 편성된 것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그것까지 반영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요.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개인의 캐릭터로 인해서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하는 걱정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대표로 나온 타일러의 경우 아주 모범생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미국인의 모습과는 좀 다른 면모이지요. 결국 보는 사람들이 걸러 보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찾아서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얼마동안이나 계속될지 모르지만 상대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주길 바랍니다. 아울러 비정상회담에서 이해와 화해가 이뤄지듯이 진짜 정상회담에서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서 세상이 좀 더 평화롭게, 함께 살만한 세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