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세계를 꿈꾸자!
2009년 여름 방학 기간 동안 모퉁이도서관에서는 아주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바로 구보타 에리카씨가 진행한 [모퉁이에서 만나는 브라질]이다. 2008년 겨울 방학 동안 아이굴씨와 마르하버씨가 진행한 [모퉁이에서 만나는 우즈베키스탄]의 2탄인 셈이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다른 나라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물론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진행자들이 모퉁이 자원활동가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처럼 세계는 우리 속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를 둘러싸고 찬반논쟁이 격렬하게 진행 중이다. 세계화는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준 축복이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세계화론자들은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오히려 강대국들의 이익만 강화되어 약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현재 전 세계를 휩쓰는 신종플루 공포처럼 폭력의 세계화, 질병의 세계화가 가속화 될 것을 우려한다.
그런데 찬반논쟁의 우열을 가리기 앞서 엄연한 현실은 지금 이 순간도 세계화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논쟁을 하면서도 또 한 편에서는 세계화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인가 하는 적극적 고민도 필요한 것이다.
도서관도 학부모도 그런 점에서 이 세계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하게 해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첫째 바람은 다양성의 확보이다. 사실 우리의 세계화가 미국 중심, 서양 중심, 선진국 중심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화의 물꼬를 모든 나라,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으로 만들어가려면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좀 더 다양한 나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어려운 점이 있다. 사실 세계 다른 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출판 시장의 현실을 탓하기 앞서 시장이라는 곳이 결국 수요에 부응한다는 측면을 생각해보면 우리 자신이 그런 요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시작이 될 수 있다.
도서관이 의식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옛이야기, 창작동화, 지리정보, 여행서, 역사서 등을 구비해야 한다. 또 [모퉁이에서 만나는 000]과 같은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한 나라를 정해 그 나라에 관한 각종 자료를 전시하는 특별전을 매달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둘째 바람은 세계 시민으로서 올바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자신이 단일민족임을 내세우며 “짜자자작짝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이 혹시 편협한 민족주의는 아닌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 똬리 틀고 있는 인종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의식은 없는지, 문화 우월주의 또는 열등의식, 패권주의는 없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그런 어른들의 문화 속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도 그 문화를 무의식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의식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인권을 존중하며, 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닌 세계시민이 고르게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여러 창작물이 나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며 이런 책들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서관이, 학부모가 징검다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당장 세계 지도 한 장을 아이 방에 걸어주자! 그리고 아이와 함께 책을 통해 세계를 만나보자!
* 이 글은 모퉁이소식지 가을호에 투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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