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게 하자!

온 독서논술 2010. 1. 7. 19:33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논어(論語)》中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말입니다. 풀이하면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입니다. 흔히들 “타고난 놈이라도 노력하는 놈 못 이기고, 진지하게 노력만 하는 놈은 즐기고 있는 놈을 이기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이런 말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말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독서교육의 교훈은 무엇일까요?

결국 백날 억지로 가르쳐봤자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만 못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자체를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독서가라는 것입니다. 독서교육에 있어 많은 부모님들의 하소연 중 하나가 도대체 우리 아이는 책을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책을 봐도 만화책이나 제 좋아하는 흥미위주의 책만 본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책을 보더라도 건성건성 대충대충 봐서 속상하답니다.

물론 반대로 아이가 책만 보느라 다른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고민 아닌 고민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도 보면 아이가 어느 특정 분야의 책만 봐서 고민이라는 분도 계시고 또 반대로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보는 것 같아 체계가 없어 고민이라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고 보면 고민이 없는 분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 얘기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 고민이 괜한 것이라는 소리도 됩니다.

우선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문제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아이가 왜 책 읽기를 싫어하는지 살펴야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읽기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해봐야 합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언어능력이 현저히 뒤떨어진다면 그 경우는 언어치료의 대상은 아닌지 전문기관의 검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독서클리닉 등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따져보지 않겠습니다.

만약 또래 아이들과 언어 능력에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거의 대부분 독서환경의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부모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집에서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함께 책을 읽어주고 하는 경험을 어렸을 때부터 했더라면 거의 모든 아이들이 책읽기에 대해 특별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의 아이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그런 책읽는 문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해주면 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함께 책을 읽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직접 읽어주거나, 같은 책을 함께 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각자의 책을 가지고 매일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함께 앉아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는 저절로 책읽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 달 정도를 거의 매일 꾸준히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어쩝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데. 쉬운 일이 아니기에 모두가 할 수 없고 그렇기에 그 대가로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간혹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어주고, 부모 역시 독서애호가인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책읽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똑같은 형제자매인데도 아이들마다 책읽기에 대한 호감도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타고난 관심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경우는 부모 자신의 기준이 너무 엄격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합니다. 아이에게 어느 정도의 책읽기를 요구하고 있는지? 과연 어느 정도나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지? 다다익선의 논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도 정보를 획득하고, 사고력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기본을 하는가이고 그 기본을 어떻게 정할까에 있습니다.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면 무엇으로 함께 할 것인가 또 다른 중요한 점이 됩니다. 용기 있는 부모라면 부모가 관심 있는 바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아이를 끌기 보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십시오. 이 역시 참으로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책이라는 것이 대부분 만화책이나 게임책 등일 가능성이 참 큽니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좋은 책, 유익한 책을 사주고 싶은 것이 누구나 똑같은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하다보니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물론 그 안에서 타협점을 찾기도 하지요. 그런데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갖고 실랑이를 벌이지 말고 책 선정은 아이에게 과감히 넘기고 그 책을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에 대한 통제를 부모님이 하는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의 책을 사주고 그 책을 읽게 한 다음 그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내용으로 이야기하게 하고, 또 글을 쓰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처음에 말했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기에 일부러 흥미 없는 책을 노력해서 읽는 것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부모님의 정성이 필요합니다. 단지 책을 사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에 대해서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더 나아가 아이가 그 책에 대해서 사고할 수 있도록 말로, 글로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을 과감히 양보하십시오. 그 양보의 과정에서 대신 정확하게 약속을 받아내십시오. 바로 그 책을 읽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삼모사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책을 읽고 독서후 활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원하는 책을 가지고 할 것인지? 아마 대부분의 아이는 당연히 자신이 원하는 책을 가지고 하겠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만 하면 그 책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서 아주 점차 다른 분야로 확대되어 갈 수 있습니다.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늦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아울러 천천히 가더라도 금세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조바심을 갖기 보다는 아이가 재미있게 갈 수 있는 길을 따라 함께 갈 수 있는 용기 있는 학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