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2009여름북유럽여행

8월 5일 (수) 오전 6시 30분 QUALITY HOTEL JONKOPING

온 독서논술 2009. 8. 22. 21:58

8월 5일 (수) 오전 6시 30분 QUALITY HOTEL JONKOPING (한국시각 오후 1시 30분)

 

새 아침이 시작되었다. 물론 커튼을 열면 우리의 아침도 시작이다. 이미 밖은 그 전부터 환해있었다. 어젯밤 인터넷 뉴스를 통해 본 조오련의 사망 소식은 충격적이다. 대마도 해협을 수영을 통해 건넌 장본인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유정이도 적잖게 충격을 받은 듯 하다. 특히 즐겨보던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었기에 아픔은 더한 듯 했다. 올해는 정말 죽음의 소식이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왜 그런 것일까? 누구의 죽음에는 전혀 동요가 없는데 또 다른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서는 이처럼 화들짝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인가? 요즘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서를 읽고 있는데 이에 대해 철학자들은 어떻게 설명했는지 읽은 기억도 있는데 막상 적용이 안된다.

어제는 덴마크 코펜하겐 관광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온 현지 가이드의 시원시원한 설명을 들으니 귀가 트이는 듯 했다. 그리고 궁금했던 북유럽인들의 삶에 대해서 물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선 ‘북유럽병’에 대해서 현지 가이드는 단연코 ‘no'라고 말했다. 지금 현재도 안정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음해라는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에 기대서 게으르게 살 것이라는 논리에 대해 대항논리로 내세운 것은 다음과 같다. 북유럽사람들은 공짜를 싫어한다. 자신의 건강한 몸으로 일을 통해 보람을 얻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나라에서 보장하는 것은 잘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최소한의 수준만을 제공하므로 북유럽병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나라 차원에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많은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근원적으로 국민 건강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또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각종 육아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투명한 사회라는 점이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모두가 함께 기꺼이 이 제도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북구의 모델을 본받아야할 것인가? 북구의 모델이 과연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인가? 그 차이는 무엇인가?

현지 가이드는 또 하나 가족의 가치를 강조했다.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가 사회 안정의 기초가 됨을 누누이 강조하였다.

공식 행사가 없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수행 비서 한 사람만 대동하고 다닌다는 소박한 여왕이 사는 나라 덴마크. 낙농업의 나라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낙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정도이고 오히려 의료생명, 녹색에너지 등의 강국이라는 설명은 새로운 덴마크의 모습이었다.

햄릿의 배경이 되었던 성을 코펜하겐으로 가는 도중 볼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실제 영국을 떠나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던데.. 그 성은 햄릿으로 인해 유명세를 치루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코펜하겐의 상징이 되고 있는 인어공주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3대 썰렁 명소로 일컫는 그곳은 워낙 기대수준을 낮춰서인지 생각보다 근사해보였다. 또한 코펜하겐의 오페라하우스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건축한 사람의 제자가 지은 곳이라고 한다. 덴마크 최대 기업의 회장이 코펜하겐 시민을 위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기업가들이 시민을 위하고 다시 시민들은 기업가들을 존중하는 풍토가 부럽다.

우리 역시 기업가들이 사회를 위해 하고 있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 또한 반대로 기업가들 역시 조금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게피온 분수를 통해 덴마크 건국 신화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 일행은 결국 몸팔아 얻은 땅이라는 우스개 이야기로 사람들을 웃겼다.

 

백화점에 들러 책 한 권을 샀는데 책값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국민소득이 높다고는 하지만 물가가 보통이 아니다. 결국 이들의 삶이라는 것이 결코 녹녹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소득이 높다는 것이 결코 삶의 질이 뛰어나다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도대체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왜 그렇게 높은 물가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미래도 이런 모습일까? 이런 경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자꾸 의문을 가지면서도 섣불리 덤벼서 해결해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