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2010대만여행기

12월 31일 (목) 오후 7시 31분 (현지시각 6시 31분, 화련 - 타이베이 기차

온 독서논술 2010. 2. 5. 10:26

12월 31일 (목) 오후 7시 31분 (현지시각 6시 31분, 화련 - 타이베이 기차안)


화련 관광을 마치고 다시 타이페이로 돌아가는 중이다. 일행 중 할아버지께서는 이제야 관광하는 것 같다 감탄하셨지만 솔직히 그리 환상적이지는 않았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일까? 아니면 평소 경관을 즐길 줄 모르는 나의 어리석음인가?

오늘은 2010년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오히려 그 날의 무게가 더 나를 짓누르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 살아야 하는 것인지? 평균수명을 산다고 했을 때 이제 인생의 전반을 살고 후반을 준비해야 하는 때인데 나의 후반은 어떠해야 할 것인지? 내가 그동안 해온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정말 헛되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진실은 무엇이고, 헛된 것은 또  무엇인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원주민 중 한 부족인 아미족은 오늘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들은 국민소득보다 행복지수를 더 소중히여긴다고 한다. 내일의 걱정은 내일에 맡기고 오늘의 행복이 소중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들을 미개하고, 원시적이다라고 얘기한다. 저축할 줄 모르는 게으른 자들이라고 얘기한다. 과연 그런 평가는 맞는 것일까?

부유한 노예, 시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그리고 요즘 읽은 책 호모 쿵푸스까지 모든 이들의 한결 같은 가르침은 물질적으로 노예가 되어 가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그 어리석음의 일부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푹 젖어서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혼재, 혼란. 가슴이 무겁다. 2010년 새해에는 나 자신의 행복에 집중할 수 있을까? 남들 보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근원적 행복을 찾고 누릴 수 있을까? 자신의 행복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나 한 것일까? 어짜피 인간의 관계 속에서 행복은 만들어져 나가는 것 아닌가? 그것을 굳이 참행복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도 잘못된 일 아닐까? 자꾸 생각은 그 안에서 맴돌 뿐 헤쳐나가지를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