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웃은 것이 언제입니까?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말도 알고, ‘웃어야 건강해진다.’라는 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문제는 웃을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웃을 수 없고, 그렇다보니 복도 안 오고, 건강도 상해서 결국 또 웃을 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순서를 바꾸는 것이지요.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박사 윌리엄 제임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라고 합니다. 실제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며 몸 상태를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결국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고 합니다. 또한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며 세포 조직의 증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밝혀졌습니다. 이 외에도 한바탕 크게 웃을 때 몸속의 650개 근육 중 231개 근육이 움직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서 에어로빅 운동을 5분 동안 하는 운동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웃으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니 자연스럽게 세상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웃을 일이 많아져서 더 웃게 되는 선순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한 까닭은 이 안에 독서에 대한 진리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책읽기를 좋아해야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읽기를 자꾸 하다보면 책읽기가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책읽기에 당최 관심이 없어서 걱정이시라는 부모님들은 결국 웃을 일이 없어서 웃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하소연과 똑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책을 자꾸 읽다보면 자연스레 책읽기를 좋아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 속담에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맛을 안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 똑같은 얘기입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늘 하시는 설교 말씀 중에 목사인 자신도 때때로 새벽기도를 하기 싫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기 너무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럴 때 유혹이 들지만 그 마음을 떨쳐내고 교회에 와서 자리를 잡으면 기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기도하고 싶은 맘이 먼저가 아니라 기도하는 장소에 몸을 먼저 갖다 놓으면 그 다음 기도는 자연스레 시작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책읽기도 결국 목사님의 기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차이는 목사님은 자발적인 노력인데 비해 아이들은 그런 의지를 스스로 갖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결국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아이가 책읽기를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또 아이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시키기는 싫다라는 말은 모순일 뿐입니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대부분 부모들 역시 한두 번은 시도해봅니다. 하지만 이내 곧 효과도 없고, 아이들이 싫다고 하는 것을 뭐 억지로 시키나 싶어서 포기해버립니다. 그리고는 무슨 대단한 비법이 있는지 알고 싶어합니다. 단연코 비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목사님이 기도할 장소로 몸을 옮겨 놓았듯이 아이들이 책을 읽을 장소로 몸을 옮겨 놓아주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를 도서관에, 서점에 데려다 앉혀 놓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만화책이나 읽을 것이 뻔합니다. 더 심한 경우는 만화책도 읽지 않고 혼자 이리저리 방황하고, 지루해서 못 견뎌내 하겠지요. 그래도 그 기간이 일정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책을 붙잡게 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좋은 방안은 부모님이 함께 옆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이고, 더 좋은 것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읽어줄 때 필요한 마음은 듣든 듣지 않든 상관없이, 그리고 처음에는 가급적 아이들이 원하는, 재미있어할 만한 이야기를 골라서 읽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성을 3개월 여 정도만 들여도 분명 아이는 책읽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먼저 웃어야 합니다. 먼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웃을 일이 있을 때까지, 책 읽고 싶다고 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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