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온 독서논술 2009. 4. 19. 21:11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제목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작은 딸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전시회 설명에 나와 있는 [이미 지난 세기의 초반부터 지금까지 미술은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의 경계를 긋고, 다시 긋고, 또다시 긋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미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한 하나의 대답으로 ‘미술이 아닌 것을 제외한 것이 미술’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틀린 대답이 아닌 것이다. 현대미술은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 혹은 미술이면서 미술이 아닌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이 경계적인 성격은 중요한 계기를 이루고 있다.]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독서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과연 독서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교육과 다른 '독서교육'의 본연의 특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서교육이 아닌 것과 경계를 긋고, 다시 긋고, 또 그으려고 했습니다. 그러하다보니 교육에서 멀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대미술이 미술이면서 미술이 아닌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듯이 독서교육 역시 독서교육이면서 아닌 것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작품감상 내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작품을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낯선 것이 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뭔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 속에서 나의 무식이 온 세상에 드러나는 것 같은 불쾌함이 있었습니다. 화가는 말합니다. 감상하는 이의 몫이라고, 제작자와 보는 이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그러나 그러한 소통에도 연습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울타리안에 갇혀 길들여져 있었기에 그 틀을 깨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독서교육 역시 그 틀을 깨고 인간을 교육한다는 아니 그보다 더 넘어서서 사람이 책과 함께 살아간다는 삶의 지혜를 아이들과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