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2007여름실크로드

- 8월 6일 (월) 여행 (일곱째 날) -

온 독서논술 2009. 9. 27. 21:24

- 8월 6일 (월) 여행 (일곱째 날) -

 

돈황에서 서역으로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오늘날 세관 사무소 역할을 하는 옥문관과 양관이 있는데 우리는 남로의 통로가 되었던 양관으로 갔다.

현재는 재현해 놓은 곳으로 그 입구에는 실크로드 박물관이 있어서 실크로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었다. 특히 그 중앙에는 실크로드 개척자 장건의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잠시 이 지역 특산품이 야광배와 실크 카펫 상품점에 들러 쇼핑을 한 후 바로 막고굴로 향했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막고굴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운강석굴, 용문석굴과 더불어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인도의 아잔타 석굴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석굴암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366년 낙준이라는 승려가 창시하여 13세기까지 1000여 개의 굴이 있어 이 역시 천불동이라도 불리는 곳이다. 각 동굴마다 거대한 불상이 있기도 하고, 벽화가 제 나름의 의미를 갖는 곳이다. 우리는 그 중 아홉 개의 굴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말을 배운 현지 연구원의 충실한 설명이 맘에 든다. 다만 더 충분히 여러 굴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이 곳 벽화를 통해서 그 당시 세계 문명이 어떻게 교류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흥했던 불교의 모습이 이제는 중국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단지 관광상품으로, 문화유산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이 또한 놀라운 일이었다. 아직도 이슬람교가 주민들 생활 속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데 비해 불교는 그렇지 못한 까닭은 대체 무엇일까? 종교의 흥망성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돈황에서는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로 한국 영화배우 송강호씨와 사진을 찍은 것이다. 그들은 돈황에서 두 달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라면 사진을 찍자고 했을까? 어쨌든 색다른 추억이다. 내일 이병헌, 정우성도 온다는데 우리는 오늘 돈황을 떠나야했다.

돈황에서 다시 여행의 출발지인 우루무치로 돌아가야 한다. 버스가 아닌 기차로. 4인 1실의 기차는 생각과 달리 아주 깨끗한 편이었다. 그래도 침대열차에서 한밤을 자야 한다는 것은 몸을 지치게 했다.

차창 너머 사막의 일몰이 시작된다. 명사산에서 본 일출의 광경에 이어 사막의 일몰. 늘 태양 앞에 겸손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태양신을 숭배했던 과거 인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