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2007여름실크로드

- 8월 7일 (화) 여행 (여덟째 날) -

온 독서논술 2009. 9. 27. 21:26

- 8월 7일 (화) 여행 (여덟째 날) -

 

아침 기차에서 내려 우리는 바로 카자흐족의 방목지인 남산목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남산목장을 오르는 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만 보다가 비를 보니 반가운 맘이 들기도 했고, 혹시 말타기가 취소될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말타기는 비가 오는 동안에도 진행되었다. 카자흐족 청년이 뒤에 타고 내가 앞에 타는 것이기에 사실 별 위험은 없었지만 말이 뛸 때면 괜히 굴러 떨어지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혼자 이 말을 타고 달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산 위를 달려 시원스런 폭포를 볼 수 있었다. 폭포 입구에는 즉석 사진 촬영을 위해 컴퓨터를 갔다 놓고 영업을 벌이는 카자흐족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오르는 길 버스로 만든 임시 화장실 앞 돈을 받기 위해 비를 맞으며 앉아 있는 소년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우루무치 박물관에는 여러 민족들의 고유 의상과 생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다민족들이 한족을 중심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이곳. 과연 그들에게 민족은 국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세계화 시대에 그것들은 어떠한 가치를 갖게 될까?

그 후 우리는 바자르로 갔다. 우루무치는 주변 지역의 물량 교류의 중심지이기에 참으로 번화했다. 각종 기념품이 넘쳐났다. 이 역시 변화하는 중국의 모습이다. 중국은 더 이상 빈곤이 넘쳐나는 나라가 아니다. 획일적인 상품만이 존재하는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다. 어찌보면 자본주의 국가보다도 더 자본주의적으로 바뀌어버린 국가이다. 젊은이들에게 공산주의 국가라는 자부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91년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정말 너무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 중국이 또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그것이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저녁 식사 후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자 가이드는 홍산공원에 가자고 했다. 우루무치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잘 꾸며놓았다.

젊은 연인들을 겨냥해서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를 벼랑에 벌여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는 이벤트 행사도 변화한 중국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듯 했다.

이제 실크로드 여행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비행기를 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