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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생각하는 다문화

온 독서논술 2014. 10. 3. 12:09

우-리가 물 이라면 새암이-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익숙하신가요? 저로서는 44번째 맞는 개천절인데 제대로 개천절 가사를 읽어본 것은 처음이네요. 오히려 이보다 익숙한 노랫말이 있습니다.

단군의 자손-----서로 서로 도와가며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일처럼 여기고
서로 서로 도와가며 한집처럼 지내자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

두 노래 모두 우리는 한겨레, 한민족으로 단군의 자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반만년 역사 속에 단일민족임을 자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나라보다도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노동 현실 또는 농촌 총각을 비롯한 결혼 문제 등 내적인 요인으로 다문화 가정이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 중 10명 중에 2명은 외국인이고, 학생 10명 중 1명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단일민족을 이야기하고, 개천절을 기념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1등 시민과 2등 시민으로 편 가르기 하는 것입니다. 단일민족을 고수하는 가운데 다문화가정을 2등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다문화가정 너희가 이해해라는 일방적 강요가 담길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주장이 극대화되면 순혈주의를 강조하며 다문화가정, 외국인에 대한 혐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단일 민족임을 포기하고, 다문화국가로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민족이라는 개념을 전면 해체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는 자라는 새로운 개념을 형성시키는 방법입니다. 개천절과 단군은 역사의 일부분으로 격하시키는 방법입니다. 마치 미국의 인디언들을 과거 그 지역의 원주민 정도로 생각하는 정도로 말입니다.

셋째는 민족의 신앙으로서 단군을 세계화시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신 하나님이 처음에는 유태민족의 신에서 이제 전 세계인의 신이 되었던 것처럼 단군, 우리 민족을 통 크게 폭을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그게 현실성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혈연이 아닌 신앙 또는 이데올로기로서 작업을 하는 방안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현재 제 고민은 여기까지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코스모폴리탄으로 살고 싶습니다. 코스모폴리탄에게 개천절은 좀 더 가까운 사람들의 기념일입니다. 가족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그 형태가 달라지듯이 어쩌면 민족도 국가도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결혼, 이주 등 여러 과정을 통해서 변화하는 것은 아닐까요? 

개천절 문을 걸어 잠그고 기념하는 날이 아닌 하늘을 활짝 연 것처럼, 마음의 문 그리고 혈연의 문을 개방하여 세계인들과 함께 하는 날로 승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